등을 밝히는 것을 연등(燃燈)이라 하고 그 밝힌 등을 보며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을 관등(觀燈)이라 하는데, 부처님 당시부터 시작된 중요한 불교의식의 하나입니다.
불교에서는 등불을 지혜에 비유하며, 부처님께 올리는 등 공양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등(燈)은 어둠을 밝히는 것입니다. 캄캄한 밤에 불이 없다면 우리 인간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괴로움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마음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마음을 무명(無明)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무명에 가려진 마음으로 인하여 끊임없이 탐심과 진심과 치심으로 인하여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연등을 밝히는 것은 바로 마음속의 무명을 환하게 밝혀 지혜를 얻고자 하는 것이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였던 숙업(宿業)을 밝은 연등 아래 모두 환하게 밝히고자 함입니다. 우리는 매일 불을 밝혀야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전깃불을 켜야 하고 거리에서는 가로등을 켜야 합니다. 어두움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에 오면 촛불을 켜고 일 년 365일 인등(引燈)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절에서 등을 밝히는 것은 바로 지혜를 얻기 위함입니다. 캄캄한 길을 등불 없이 걸어갈 수가 없듯이 무명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나의 마음에도 가득 차기를 기원하면서 연등에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모두가 부처님의 지혜의 광명과 영원히 꺼지지 않는 무진등(無盡燈)을 밝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불교가 이 땅에 전래된 이래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어두운 세상을 밝히려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정성들여 등 공양을 올리고 고해망상에서 깨어나 관등(觀燈)에서 얻어지는 법열(法悅)을 느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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