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어버이는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교육을 베푸신 사회의 길잡이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시기도 합니다. 우리들 인간이 오탁악세한 사회를 살아가는 가운데서도 늘 항상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이는 어버이가 자녀에게 베푸는 사랑이라 할 것입니다. 어버이의 사랑은 괴로움을 당하고 손해를 보고 얻는 것이 없다 해도 자식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고 보시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칩니다.
어느 날 우리는 허리가 굽어진 모친이 가정 불단에서 불을 켜고 다기물을 떠놓고 향을 피우면서 자식들의 평안을 위하여 매일 아침 목욕재개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오늘도 90세 된 모친은 60세 된 아들을 보고 늘 어린이같이 길조심, 차조심을 당부하고 직장에서 돌아오면 손을 어루만지면서 녹여주시고 춥지 않느냐고 말을 건넵니다. 이 어찌 관세음보살의 화현이 아닙니까?
뿌리나 나뭇잎은 그 줄기를 통하여 이어지고 무성하게 자랍니다. 그러나 뿌리가 메마르고 영양을 공급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뭇잎은 말라 낙엽으로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요즈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일부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조국과 낳아준 어버이를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되고 자기마저 잊어버려 살인극을 자행한 패륜아와 사회불안과 공포를 조성하고 있는 무리들이 구석구석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들 인간 마음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자비가 추방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정진하고 거듭난 생활을 통하여 잃어버린 나를 찾아 제정신을 차리고 내 마음에서 추방된 자비와 사랑을 가득 채워 이웃과 사회에 나누어주고 복된 하루하루를 뜻있고 값있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시간에도 비정한 사회와는 달리 노모는 자식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조석으로 기도하는 살아 움직이는 관세음보살이십니다.
*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이 들어있는 가정의 달이며, 부처님의 향기가 사바세계를 감싸고 마음의 등불, 광명의 등불,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부처님 오신날 사월 초파일 연등공양의 달입니다. 신록의 계절 5월, 만산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생명들의 향기가 법계에 그윽하니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우주에 충만하사 중생들의 등불되어 억겁 무명 밝혀주소서.
백화도량 부용사 송암/지관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