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치(明治)시대의 저명한 한 학자가 남은(南隱)스님을
찾아와서 물었다.
“선(禪)이 무엇입니까?”
스님은 묵묵히 차를 만들어 학자의 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학자의 잔은 곧 차로 채워졌으나 스님은 계속 차를 따랐고,
철철 넘치는 차를 바라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학자는 소리쳤다.
“스님!
차가 넘칩니다. 그만 따르시지요.”
스님은 그때서야 비로소 말문을 열었다.
“이 찻잔과 같이, 그대의 마음은 자신의 생각과 고집으로 가득 차 있소.
그대가 마음의 잔을 비우지 않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선이 무엇인지 일러줄 수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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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나 ’ 는 어떠합니까?
마음 속의 생각과 고집이 이 찻잔처럼 그득하여
누가 무엇을 일러줘도 들어갈 틈이 없지는 않습니까?
처처에서 다가오는 법문들!
하지만 가득찬 내 생각 위로 넘쳐서 흘러버려 담을 수가 없으니….
공부인은 수용할 빈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비워도 잔은 다시 차기 마련이니까
비우면 비울수록 참 법문이 ‘나’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항상 생활 속에서 비우는 공부를 실천하는 불자님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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