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생로병사에 대한 의문과 내적인 성찰에서 시작하여 자각과 수행으로 불교라는 대종교에 이르렀고, 공자도 하루 세 번 자신을 살폈다고 한 것만 봐도 인간의 내적 성찰이 얼마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라고 했으며, 데카르트는 생각 그자체가 존재라고까지 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해를 마무리 짓고 한해를 시작하는 이맘때쯤에는 가능하다면 홀로 되어보라고 권합니다. 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어디든지 훌쩍 떠나 홀로 나그네가 되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어떤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에게로 돌아오기 위해서 마음의 길을 따라 나서보라는 말입니다.
오늘날 현대인의 가장 큰 불행은 아마도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자꾸만 사라져 가는데 있을 것입니다. 불교의 오탁악세(五濁惡世)라는 말도 결국 인간이 인간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지 않고 살피지 않는 데서 나온 말이거니와 오늘날 저잣거리에서 행해지고 있는 온갖 부조리와 죄악의 근원도 또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이 비상하는 맑은 영혼과 지하의 금맥을 찾는 광부처럼 자신의 삶의 근원을 찾아 나서 보십시오.
〈반야심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부증불감(不增不減)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본성을 가리킨 말씀입니다. 일상의 삶속에서 그 굴레를 벗어나 가끔은 자신의 본성, 즉 불성(佛性)을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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