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베살리의 원숭이 연못 옆 중각강당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제자들과 함께 연못 주변을 산책하시던 부처님이 문득 아난다에게 이런 것을 물었다.
“아난다야, 큰 바다에 눈먼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이 거북이는 백년에 한 번씩 물위로 머리를 내놓는데 그때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구멍 뚫린 나무판자를 만나면 잠시 거기에 목을 넣고 쉰다. 그러나 판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냥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 눈먼 거북이가 과연 나무판자를 만날 수 있겠느냐?”
아난다는 ‘그럴 수 없다’고 대답했다. 눈까지 먼 거북이가 백년만에 머리를 내밀 때 넓은 바다에 떠다니는 구멍뚫린 나무판자를 만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부처님은 다시 이렇게 말씀했다.
“그래도 눈먼 거북이는 넓은 바다를 떠다니다 보면 서로 어긋나더라도 혹시 구멍 뚫린 나무판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리석고 미련한 중생이 육도윤회의 과정에서 사람으로 태어나기란 저 거북이가 나무판자를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 왜냐하면 저 중생들은 선을 행하지 않고 서로 죽이거나 해치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해치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해쳐서 한량없는 악업을 짓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내가 가르친 ‘네 가지 진리(四聖諦)’를 부지런히 닦으라. 만약 아직 알지 못하였다면 불꽃같은 치열함으로 배우기를 힘써야 한다.”
금용 대불모 불사도량 부용사 현산 지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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