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입는 가사(袈裟)는 원래 사냥꾼이 입는 누더기 옷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교승단이 성립되자 스님에게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 물품만 허용될 뿐 의복에 있어서도 사치가 금지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남이 버린 옷조각을 모아 꿰매어 입었기 때문에 가사를 분소의(糞掃衣)라고도 했습니다.
인도의 승단에서 스님 개인에게 허용된 것은 탁발이나 외출할 때 입는 승가리(僧伽梨 : 9~25개의 천 조각을 붙여 만들기 때문에 구조의(九條衣)라고도 함), 예배나 의식할 때 사용하는 울다라승(鬱多羅僧 : 7개의 천 조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칠조의(七條衣)라고도 함), 작업복이나 잠옷을 겸한 안타회(安陀會 : 5개의 천 조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오조의(五條衣)라고도 함) 등 세 가지 옷과 한 개의 발우(鉢盂) 뿐 이었습니다.
이렇게 삼의일발(三衣一鉢)을 정한 것은 탐욕의 포기와 더없이 청정한 깨달음의 추구를 통해 오로지 성불에 전념하라는 부처님과 승가의 결연한 뜻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어느 때고 잃지 않고 마음속의 미혹함과 어리석음을 타파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어느 때고 삿된 견해에 빠지지 않고 진리를 향하여 나아가고 진리의 편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실천하는 진실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되라는 것이 부처님의 진정한 뜻인 것입니다.
스님들이 가사를 입고 승복을 입은 것에는 이런 성스러운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비록 회색빛의 눈에 드러나지도 않는 옷이지만 그 어느 값비싼 옷보다도 숭고한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재가신도들이 스님들을 대할 때에는 스님들의 진실한 마음과 함께 삶에 대한 극복의지를 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백화도량 부용사 玄山 志寬 합장
'佛敎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진하는 삶 (0) | 2011.03.20 |
---|---|
발우공양(鉢盂供養) (0) | 2011.03.09 |
비우면 비울수록 채워진다 (0) | 2010.09.05 |
불교에서 말하는 욕심이란 (0) | 2010.08.07 |
인연(因緣)을 귀하게 여겨라 (0) | 2009.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