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庵 지대방

출가(出家)

지관 2006. 12. 25. 17:54

출가(出家)는 집을 떠나 행(行)에 자신을 바치는 것입니다.
묵은 관념들 다 청산하고 새롭게 부처님 도량에 거듭남이요,
자아를 비우고 보다 큰 대아(大我), 무아(無我)에 임하는 것이리라.

일체 상(相)에서 벗어난 법(法)의 몸이겠으니 주위에 자유롭고 삶의 조건에 연연하지 않아
세속적인 즐거움과 가치기준은 나와는 무관한 것이겠다.
마음 출가가 으뜸이요, 상전벽해(桑田碧海)로 세상보는 눈이 달라지겠으니 세연(世緣)의 적멸(寂滅)로 청정공신(淸淨空身)에 들어감이기에 아는 것 아닌 진실한 행(行)의 삶이 그 뜻이 되는 바이다.

정신적으로 뒤지지 않는 불제자되어 몸은 수고로와도 마음은 언제나 청량한 격외(格外)의 장부로
다만 불은(佛恩)에 보답이로다.
처자식 등 가족에 묶이지 아니하고 평생 공심(空心)이겠어라.
억울하게 가신 이들, 삶에 지쳐 힘들어 하는 모든 분들을 위무(慰撫)해주고 벗이 되어 기도하고 살며
세상의 고(苦)를 덜고 평안의 나날 항시 구가해 가는 마음이다.

사견(邪見)의 마업(魔業)을 누르고 부처님 세상을 펼쳐가는 역군(役軍)되어 허공처럼 빈 마음
바다처럼 넓게 써서 자신에의 집착을 버리고 생사(生死)도 뛰어넘어 언제나 웃으며 만민의 안락위한
외길이 되겠다.

무상(無常)의 도리에 합하여 나도 허물어 질 것, 일체 알음알이 거둔 채 선(禪)의 불심(佛心)인 바
모든 것 마음인지라 마군을 아우른 부처님 제자로서 일없이 노님이다.

보리심 놓치지 않고 진심(嗔心)없이 법집(法執)도 그친 채 소요(逍遙) 자재(自在)라 나는 절이 좋다.
강태공이 빈 낚시 드리우듯 다 잊고 뉘 뭐라하든 난 스스로 불교(佛敎)러니
정신적으로 남을 살찌우는 이 길, 부처님 기쁘게 해드림이 진정 이 세상 내 존재의 이유인성 싶다.

방하착(放下着)이라 하듯 마음의 짐 다 내려놓고 허공 꽃 번뇌 망상 부디 도적을 자식으로 오인해
놀아나지 않고 본마음 지켜 깨끗하고 공적(空寂)한 이 마음 견지(堅持)로다.

백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내딛음 그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세상 모든 것 거칠 것 없어라.
남의 이목(耳目)도 아랑곳없이 애욕의 짐 버려두고 큰 일 위해 집을 나서니 그 동안 입은 부모의 은혜,
형제자매의 놀란 가슴 다 넘어설 공부가 익지 않는다면 훗날 한(恨)이 깊은 것은 당연함이다.

출세간의 성정(性情)이 어울려 이 한 생(生) 아름답게 장엄함이 나의 몫이라,
나는 불가인으로 자리매김하여 무상(無相)의 노래로 일물(一物)도 없이 유유자적(悠悠自適)일게다.
공(空)에 달(達)하여 진정 불교를 얻은 반야심경(般若心經)의 도피안자(度彼岸者)로서 뛰놀면서
토굴(土窟)을 뛰쳐나와 저자거리 활보하나니 하늘 위아래 유아독존(唯我獨尊)의 심경일세.

그저 미소 지을 뿐이다. 용이 여의주를 문듯 세상 다 내 품에 안고

운수납자(雲水衲子)로서 모두 벗어두고 훨훨 날개짓하며 법을 짊어진 채

걸어가니 형색은 초라해도 마음 광명은 온천지의 빛이 되는도다.

윤회를 일탈(逸脫)하여 해탈의 대자유인이라 천지가 감응함에 오음마(五陰魔)가 힘을 잃고

어둡지 않고 경계에 떨어지지 않는구나.
무조건 들어 무연(無緣)의 자비라야 비로소 불가의 목소리겠고, 세상에 인연되니 좋은 일 뿐,
허나 이는 버금이라 말없이 열반락(涅槃樂)인 자라야 문득 불계(佛界)의 참 소식임이리라.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좋고 바람 불면 바람 불어 좋아라.
아무도 오지 않는 외로운 산중에 호젓이 자리하여 그저 세월 보내며 진제(眞諦)일 따름,
절의 고요한 풍광(風光), 과연 그 뉘 대적하랴?
참선 가운데 만점(滿點)의 번뇌 눈발, 화로(火爐)중에 녹아들 뿐이네.
나는 출가인(出家人)이다.

                                                 백화도량   부용사  송암/지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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