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경>에 이르기를
어떤 국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꼭 절에 들러 탑을 돌면서 정성껏 기도를 하였습니다. 이를 본 신하들은 왕을 비웃었습니다.
왕은 신하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가마솥 안에 황금이 들어있는데 만일 가마솥의 물이 펄펄 끊고 있다면 손으로 금을 꺼낼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에 신하들은 일제히 “꺼낼 수 없습니다.” 라고 답했다.
이에 왕이 “그렇다면 차가운 물을 가마솥에 부어 식힌다면 어떻겠는가?”에는
“그렇다면 꺼낼 수 있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왕이 “내가 왕으로서 사냥을 하는 일은 마치 끊는 물과 같거니와 향을 사르고 불을 밝히며 탑을 도는 것은 마치 찬물로 끊는 물을 식히는 것과 같으니라.”
왕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비유로서 자신의 뜻을 밝혔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가지가지 직업에 의해 본의 아니게 살생을 하거나 오계를 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악업을 지어가며 산다고 해도 선한 행위 또한 꾸준히 지어가야 합니다. 세상이 불타고 있다고 해서 불을 끄고자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착한 업은 이 불타는 세상에 찬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틈틈이 작은 선행일지언정 힘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가 작은 선행이라고 찾아 행하는 것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고 과거의 죄업을 씻는 일입니다.
‘나는 안된다’, ‘이미 버린 몸이다’ 하는 자포자기의 인생을 살아서는 안됩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때때로 가까운 절을 찾아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또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눈길을 돌려 도와주는 생활을 할 때 생활은 기쁨이 충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생활이 조금씩이나마 나의 생활에 일부분이 되고 가피력으로 축적되도록 하는 것이 일상의 신앙이요, 수행생활인 것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는 잠시 접어두고 자주 절을 찾을 수 있는 불자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부용사 현산 지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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