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하동 야생차밭 (2007년 5월 31일. 제다실습)-
〈금강경〉제14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과거 석가모니 부처님은 인욕선인(忍辱仙人)으로 계실 때 가리왕에게 고통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무려 오백생을 인욕을 감당하면서도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현실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드린 것입니다. 그것은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子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현실세계에서 상상이나 될법한 일입니까? 그러나 부처님은 해내셨습니다.
중생이 부처님이 되기 위해서는 육바라밀을 잘 실천하고 수행해야 하는데 세 번째가 참을 인(忍)인 인욕바라밀입니다. 사람은 작은 일을 잘 참아야 큰일도 하고 괴로움을 잘 참아야 즐거움을 얻고 위정자가 잘 참으면 나라가 평안하고 부부가 잘 참으면 가정이 화목하고 스스로 잘 참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하게 됩니다. 사람이 아니면 참을 수 없고 세 번만 잘 참으면 죽어가는 목숨도 건지게 되고 잘 참지 못하면 사람도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참고 인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잡아함경〉에서 부처님께서 ‘화를 잘 내면 모든 공덕은 무너져 없어지고 탐욕이 생기면 공덕을 막아버리네. 분노와 탐욕을 놓아버려 모든 번뇌의 굴레를 벗어나 물질적인 것과 관념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법이 텅 빈 것임을 눈떠야 하네. 애욕은 나고 죽음의 근원이요 모든 고통을 불러오나니 애욕은 생사윤회의 근본이고 애욕을 끊으면 해탈을 얻고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우니라.’ 라고 하셨습니다.
무명(無明)을 버리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열반을 증득해야 최상의 즐거움이 되는 것입니다. 어리석고 지혜 없는 사람들은 게을러서 고통의 뿌리를 살피지 않나니 고통의 바다에 빠져 한없이 방황하고 구속 받으리. 지혜로운 사람들은 어지러운 마음을 거두어들여 온갖 애욕에 매달리지 않아야 하리.
불자 여러분! 어렵고 힘든 지금, 이 시대 부처님이 우리 곁에 오신다면 모든 일에 잘 참고 인내하며 화 잘 안내는 인욕선인이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중생세간은 하루도 참지 않고는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인도말로 사바세계(sabha)란 말은 참고 살아가는 세상이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중생들은 십악(十惡)을 참고 견디며, 중생들 사이에서 참고 견디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감인세계(堪忍世界)라고도 합니다. 이 사바세계에서 잘 참고 인내하는 사람이 복덕이 구족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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