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가없는 중생을 맹세코 건지리라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끝없는 번뇌를 맹세코 끊으리라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한없는 법문을 맹세코 배우리라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위없는 불도를 맹세코 이루리라
중생 스스로가 발하는 네 가지 큰 서원. 이 서원은 맹세의 원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 큰 서원은 불보살님께서 세우시고 펴신 대원(大願)이며, 동시에 우리 불자들이 배우고 세우고 이룩해야 할 큰 원(願)입니다. 그러기에 법회를 할 때 ‘삼귀의’ 로 시작을 하고 ‘사홍서원’ 으로 온 법계에 원을 가득 채운 다음 끝을 맺습니다.
이 사홍서원은 가없고(無邊) 끝없고(無盡) 한없고(無量) 위없는(無上) ‘그 무엇’ 을 맹세코 하겠다는 것입니다. 가없기에 도저히 다 건질 수 없는 중생, 끝없기에 끊어도 끊어도 끝이 없는 번뇌, 한없기에 배워도 배워도 배울 것이 남는 법문, 위없기에 올라도 올라도 도달할 수 없는 불도(佛道)! 그런데도 우리는 ‘맹세코 하겠다’ 고 말합니다.
이러한 모순이 어디에 있습니까? 가만히 문장을 따져보면 이루지 못할 것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이것이 비록 모순이요, 이율배반이요, 거짓말일지라도 불자들은 마땅히 하여야 합니다. 가능함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하겠다’ 고 맹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참된 불자의 길이요, 불자가 마땅히 가야할 길이기 때문에 마냥 나아가는 것입니다.
끝이 보장되어있지 않은 그 길! 비록 불가능할지라도 우리 불자들은 끝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그 길을 한결같이 나아가야 합니다. 건지고 끊고 배우고 이루기 위해 한결같이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불자의 소원이요,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정녕 원(願)이 무엇입니까? 마음가짐입니다. 비록 그 원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여 꾸준히 나아가면 원력(願力)이 생기고, 그 원 속에서 마음을 넉넉하게 쓰면 행복이 스스로 깃들게 됩니다. 그러하거늘, 어찌 이 사홍서원을 ‘나’의 원으로 삼지 않을 까닭이 있겠습니까? 조금 가다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세세생생 어느 곳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내가 배우고 이루어야 할 ‘나’의 일임을 명심하여 스스로 사홍서원을 외우며 끊임없이 향상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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