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庵 지대방

가을 속으로

지관 2006. 12. 7. 11:38

코발트 빛 가을 하늘은 미뤄 둔 그리움이다
멍든 마음 뚝뚝 흘려 퍼렇게 얼룩진 빈 편지지이다
가랑잎 흩날리는 이 가을날
그대가 뿌린 말들,
내가 뿌린 말들 다 어디로 갔는가
저 연한 구름 속에 꽂혀 첫 서리되어 내렸나

코발트 빛 가을 하늘은 절망의 바다다
새벽안개 낮게 깔린 부둣가에서
뿌연 바다를 바라보는 적막함이다
그대 함께 초점 맞추어 바라보던 시간
시간들 다 어디로 갔는가
저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되었나
코발트 빛 저 가을 하늘은 문득
사라져버린 허망한 사랑이다

꼭 여기쯤에서의 사라짐.
그래서 더 슬퍼지는 가을의 깊이여!

* 해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각종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지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 ~'
이렇게 시작하는 바로 '잊혀진 계절'입니다.
요즘 학교 다니는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이 노래를 잘 모르는 친구들도 있는걸 보면 격세지감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서정적인 가사에 감상적인 멜로디...
'10월의 마지막 밤'을 애절한 의미로 부여하며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잔잔히 흐르는 노래...
망각의 늪 속에 꼭꼭 숨겨놓은 빛 바랜 기억들을  
망각의 빗장을 풀어 헤치고 깊숙히 감춰진 추억의 한편이라도
기억의 저편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야만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해마다 10월이 오면 생각이 나게 하는 노래...

이번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한번쯤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면서 추억여행을 떠나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