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불자들 중에는 부처님을 ‘나’의 욕심을 채워주는 분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기도를 하고,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불사(佛事)에 동참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나’의 욕심을 채워주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6년의 고행 끝에 대도를 이루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스스로 감탄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아! 기특하도다. 모든 중생들이 다 이와 같은 지혜와 덕상(德相)을 갖추었건만 망상에 집착되어 스스로 체득하지 못하는구나. 만약 이 망상에 대한 집착만 여윈다면 바로 일체지(一切智), 자연지(自然智), 무사지(無師智)를 얻게 되는 것을!”
어느 중생에게나 완벽한 지혜와 덕상을 갖춘 불성이 있다는 것을 체득한 부처님께서는 45년 동안 한결같이 부처가 되는 길을 설하셨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불성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둔근(鈍根)의 중생들은 스스로의 불성을 개발하기 보다는 절대적인 존재에 매달려 구원을 받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중생들 삶의 뿌리가 되는 인과의 법칙부터 가르치셨습니다.
‘이 세상에 ‘나’의 업을 바꿀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는 없다. 업의 씨를 심는 이도 ‘나’요, 업의 열매를 거두는 이도 ‘나’이며, 맺힌 업을 푸는 이도 ‘나’이니, 인과의 도리를 믿고 인과에 순응하며 살아가라. 그래야만 복되고 향상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인과의 법칙 속에서 욕심을 버리고 수행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고 좋은 일을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실천하라. 꾸준히 나아가면 누구든지 완전한 인격자인 부처가 되어 최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불문(佛門)으로 들어오는 모든 불자에게 결코 변하지 않는 인과의 도리부터 철저히 믿을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불자인 ‘나’는 어떠합니까? 너무나도 쉽고 너무나도 당연한 인과의 법칙을 확실히 믿고 있습니까? 혹 ‘나’의 욕심에 사로잡혀 인과의 도리를 무시하며 살지는 않습니까? ‘나’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처님을 받들고 불교를 믿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이제부터 인과의 도리 속에 ‘나’를 맡기고 지혜롭게 살아보십시오. 부디 ‘나’의 꾀에 속는 ‘나’가 되지 마십시오.
인과의 법칙을 철저히 믿고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 이것이 불자의 삶이라는 것을 정녕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_()_
* 불지(佛智 : 부처님의 지혜) : 일체지(一切智 : 일체의 법을 아는 지혜), 자연지(自然智 = 無師智 ), 무사지(無師智 : 스승이 없이 혼자서 얻은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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