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 금강경 제10 장엄정토분 > 마땅히 머무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잘 살고 향상의 길로 나아가려면 마땅히 ‘응무소주 이생기심’하여야 하건만, 우리는 틀에 박힌듯이 ‘내 자식이니까’하는 생각으로 베풀고, ‘내 부모니까’하는 생각으로 봉양을 합니다. 그리고 ‘나’와 관련없는 것을 냉대시합니다. 결코 이러한 우리가 되어서는 향상의 길이 없습니다.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출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태양은 높은 자리 낮은 자리, 생물과 무생물을 구별하여 빛을 비추지 않습니다. 마냥 빛을 뿜어 산에도 비춰주고 바다에도 비춰주고, 사람, 동물, 풀, 나무, 바위, 흙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그냥 비추어 줍니다. 이것이 ‘응무소주 이생기심’입니다.
태양이 ‘나’라는 생각없이, ‘내가’ ‘누구에게’ ‘비춰준다’는 생각없이 온누리에 빛을 주듯이, 우리도 ‘나’에 머무르는 바 없이 대상에 머무르는 바 없이 살아가면 저절로 청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집착함이 없이 마음을 내면 ‘나’와 상대가 모두 청정해지고 서로가 맑아지면 걸릴 것도 문제가 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의 것에 대해 너무나 집착을 합니다. ‘나’와 ‘나’의 것, ‘나’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 등을 집착하여 한 없는 갈등과 문제와 고통을 끌어냅니다. 나의 생각, 나의 사랑, 나의 가족, 나의 재산 등에 집착을 하고 집착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결과가 어둡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그것은 집착을 버리고 사는 삶입니다. 할 일을 하면서 집착을 버리고 살아가면 저절로 마음이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지면 참으로 훌륭한 불국토에서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디 집착이 없는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십시오.
머무르는 바 없는 마음,
허공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향상의 길로 나아가 불국토를 장엄하고, 영원생명과 무한 행복을 증득하시기를 깊이깊이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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