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가?
첫째, 석가모니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실존하신 부처님입니다.
역사적으로 실재로 존재하셨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종교는 대부분 있지도 않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들의 공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이라는 존재를 믿는 허황한 종교인데 반하여 불교는 실제로 지구상에 태어나 한 평생을 우리 인간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신 부처님을 믿는 실존적인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지금부터 대략 이천 육백여년 전, 지금의 네팔이라는 나라에 있는 카빌라국의 슛도다나왕(淨飯王)의 왕세자로 태어나셨습니다.
‘아쇼다라’ 라고 하는 아름다운 이웃나라의 공주와 결혼하여 ‘라훌라’ 라는 아들까지 낳았으나 인생의 무상함과 생로병사의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귀영화와 사랑하는 처자식을 남겨둔 채 출가를 단행하여 히말라야 산속에 들어가 6년이라는 긴 세월과 피나는 정진을 하신 결과, 서른다섯 살에 보리수 아래서 온갖 진리를 깨달으시고 마침내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무상정등정각을 깨달으신 뒤, 45년간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뭇 중생들에게 참된 삶의 길을 가르치시다가 세수 80세에 육신의 몸을 버리시고 영원한 진리의 몸으로 화하신 분입니다.
둘째, 석가모니부처님은 진리를 몸소 깨달으신 부처님이십니다.
다른 종교는 대부분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을 만들어 놓고 그 신에게 절대 복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습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이 세상 만물을 만들었고, 인간의 길흉화복, 행복과 불행, 정의와 불의도 모두 신의 손안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신의 뜻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만이 행복의 비결이요,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크나큰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한다면 애초에 인간을 행복한 존재로 만들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인생에 있어서 괴로운 현실이란 애당초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만일 신이 태초에 일부러 불행하게 만들었다면 신이란 아주 악한 존재이므로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만일 어느 종교처럼 태초에 행복하게 살도록 만들었는데 사탄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고 그 죄 값을 하느라고 불행하게 산다고 그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신은 전지전능하지 못한 존재이므로 역시 신이라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지(全知)한 존재로 처음부터 존재했다거나 누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직접 겪으시고 그 해결을 위하여 갖은 고난을 견디어 내시고 수도하시어 스스로 대각을 성취하여 전지의 지혜를 획득하신 대각자(大覺者)이십니다.
그러므로 불교는 있지도 않는 신에게 구원을 구걸하는 의타적인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고자 하는 깨달음의 종교요, 현실의 고통 속에서 행복을 찾는 현실적인 종교입니다.
셋째로, 석가모니부처님은 몸소 깨달음의 길을 가르쳐주신 대도사(大導師)이십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괴로운 인생을 행복하게, 유한한 인생을 영원하게 살 수 있는 참된 삶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길을 발견하시고도 혼자서만 그 길을 묵묵히 가셨다면 우리는 지금도 부처님의 존재는 고사하고 참되게 사는 인생의 길을 발견하지 못해 고통 속에서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발견해낸 깨달음의 길, 진리의 길, 행복한 길, 영원한 길을 우리 중생들에게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한평생을 바치셨습니다.
단지 말씀으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시범을 보이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거룩한 성자로서만 사신 것이 아니라 수행자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시면서 중생 속에서 사셨습니다. 어느 종교의 신이 마을에 내려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면서 참되게 사는 길, 영원히 사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까?
넷째로 석가모니부처님은 영원한 부처님이십니다.
영원하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어느 곳, 어느 때나 부처님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신다는 뜻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육신은 비록 2천5백여년 전에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셨지만 법신으로서의 부처님은 상주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석가모니부처님은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곁에 계시면서 온갖 법문을 설하고 계십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 못하고 부처님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중생들의 눈과 귀가 어두운 탓이지, 부처님이 열반에 드셨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육신은 진실한 부처님이 아니라 우리 중생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하여 몸을 나투신 화신(化身)입니다.
그러므로 진실한 법신(法身)인 석가모니부처님은 나고 죽음이 없는 것입니다. 바로 진리 자체요, 깨달음과 둘이 아닌 하나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원하신 부처님이 생사를 초월하셔서 이 세상 어느 곳, 어느 때나 마음대로 나투시는 석가모니부처님을 신봉하는 불자입니다.
우리는 이 부처님의 뜻과 석가모니부처님이 누구이신가를 아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요, 구원만을 바라는 의타적인 종교가 아니라 현실의 괴로움을 스스로 해결하시고 그 해탈의 길을 가르쳐주신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석가모니부처님처럼 깨달음을 얻어서 붓다(Buddha, 覺者)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모든 괴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영원한 삶, 참다운 삶, 진리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우쳐서 다 같이 바른 삶의 길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