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庵 지대방

최후의 승리자

지관 2011. 3. 2. 07:42

 옛날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추운 겨울날,

시골 논둑길을 스님 한 분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마침 맞은 편에서 귀족차림의 젊은이가 말을 타고 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좁은 논둑길에서 마주쳤습니다. 어느 한 쪽이 길을 비켜야만 되는데 말을 탄 젊은이는 늙은 스님을 노려보며 어서 길을 비키라는 눈치였습니다.

참다못한 젊은이는 말을 몰아 발로 스님의 얼굴을 걷어차고 지나갔습니다.

스님은 논 속으로 넘어져 온 몸이 진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넘어진 스님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던 젊은이는 문득 자기의 값비싼 가죽신이 논바닥에 떨어진 것을 알고 말을 멈추었습니다.

젊은이가 몹시 당황하는 것을 보고 논바닥에 서있던 스님이 눈치를 차리고 젊은이의 흙 묻은 신발을 스님의 옷자락에 문질러 깨끗이 하여 젊은이의 발에 신겨 주었습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젊은이는 그제서야 말에서 내려 스님에게 큰 절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젊은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에 오르라고 이른 후 조용히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르신 가르침에 의하면 원망은 원망으로 인해 멈추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남이 화내는 것을 알고 정념으로 자성을 가라앉히는 자는 능히 자기에게 이김과 동시에 또한 남을 이긴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화를 내는 사람에게 맞받아서 화를 내고 원망하는 것은 마치 바람을 향하여 흙덩이를 던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 부처님의 생각이고 말씀입니다.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과 부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다른 종교에 의해 수많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단 한 차례도 그들에게 분노와 증오로 대응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부처님 당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원한과 분노를 자제하고 자신을 이기면 그와 같은 사람들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깨우치면서 진정한 승리자가 되셨습니다.